오래전, 집에서 요리할 일도 거의 없다 보니 방치되었던 설탕, 소금, 조미료가 돌덩이처럼 굳어 있었다. 그렇다. 돌덩이가 맞았다. 아무리 부숴보려 해도 꿈쩍하지 않는 돌덩이. 너무 딱딱했다.
여러 방법을 찾아봤지만 그다지 신통치 않아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아주 간단하고 너무 쉽게 그냥 해결해 버렸다. 그 방법을 공유한다.
딱딱하게 굳은 설탕, 소금, 조미료! 발상의 전환으로 간단히 해결!
딱딱하게 굳고 뭉친 설탕, 소금, 조미료
구매 후 한두 번 사용하고 봉지 그대로 보관했던 설탕과, 밀폐용기에 보관했던 소금이다. 하나를 다 쓰지도 않았는데 또 하나를 샀었나 보다. 반성한다.
앞쪽의 설탕은 두 덩이의 돌덩이가 되어 있었고 뒤의 설탕은 상태가 조금 나았다.
'버리면 그만이지 뭐 굳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환경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모를 일이다. 방법을 강구해 보자.
무식한 방법으로 급기야 망치가 나왔다. 될 줄 알았다. 망치로 힘차게 치면 부서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얼음을 깨듯 바늘을 꽂고 망치로 두들겨도 보았다. 얼음이랑은 다르다. 안된다. 구멍만 날 뿐이다.
밀폐용기의 소금은 저렇게 굳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왜 굳은 것인지 모르겠다. 제대로 밀폐가 되지 않았나 보다. 참 한심스럽고 난감했다. 망치는 미련 없이 아웃이다.
굳은 설탕, 소금, 조미료의 원인
설탕과 소금이 왜 굳었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습기다. 습기를 흡수해 굳은 것이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듯, 시멘트 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듯 설탕과 소금도 습기를 머금고 자기들끼리 뭉친 것이다.
그렇다면 습기를 빼주면 되는 거 아닐까?
장마철 눅눅한 이불이나 옷을 쨍한 햇빛에 널어 바짝 말리듯 말이다. 그래, 해보자!
우선, 큰 그릇에 굳은 설탕을 담고 베란다에 햇빛이 들 때 내다 놓았다. 소금은 용기에서 아예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용기째 일광욕을 시켰다.
시간이 지나 나가보니 느낌이 좀 다르다. 엉겨서 굳어있는 것이 아니라 뭉쳐는 있지만 뭔가 뽀송뽀송해졌다. 살살 겉을 건드니 뭉쳐있던 덩이가 스르륵 무너진다. 야호! 이거다!
겉은 뽀송뽀송한 반면, 안쪽은 여전히 뭉쳐있고 딱딱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가끔 들여다보며 습기가 날아간 겉쪽은 무너뜨려 주고, 아직 뭉쳐있는 안쪽에 태양의 볕이 침투하도록 해 준다.
해결이 되어가니 신이 나서 수시로 들락거리며 뒤적거려 주었다. 덩어리가 거의 풀어졌지만, 채 날아가지 못한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자주 뒤적여 주었다.
딱딱하게 굳은 설탕, 소금, 조미료 해결 방법
됐다! 뽀슬뽀슬한 설탕이 되었다. 설탕에 남은 작은 덩어리들도 부수고 충분히 습기를 날려 주었다. 설탕은 대성공이다.
소금. 소금이 문제였다.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이것은 죽염. 입자가 아주 고운 죽염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통에서 분리도 안 되던 소금이 움직인다. 젓가락으로 찌르니 부서진다. 와우! 설탕과 같이 부수고 뒤적이기를 반복하였다. 그리고 한 알 한 알 산산이 부서진 소금을 보았다. (사실, 입자가 매우 고와, 한 알 한 알은 아니다.)
누가 이것을 굳은 설탕과 소금이었다고 생각할까.
새로 산 설탕과 소금을 용기에 넣은 느낌이다. 이렇게 보관하면 한동안은 잘 쓰겠지만, 자주 쓰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또 굳을 것이다. 그런데 걱정이 없었다. 나에게는 태양이 있다!
굳은 설탕, 소금, 조미료를 해결해 준 태양이다. 습기는 햇볕으로 해결한다.
물론, 습기 제거제인 실리카겔을 넣어둬도 이 정도로 딱딱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린 상황에서는 고민하지 말자. 이 방법, 저 방법을 찾아 고생하지 말자. 태양이 해결해 줄 것이다.
지금처럼 장마가 이어지는 기간에는 이 눅눅함을 잘 관리하면서 장마가 끝나길 기다려야겠다. 그리고 태양이 뜨겁게 비추는 때가 오면 집안의 골칫거리인 굳은 설탕, 소금, 조미료들을 한 방에 해결해 버리자! 아주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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