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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록창고

영화 독전 2. 내게는 감독의 의도를 따라가기 버거웠던 영화 리뷰

by 휘벋 2023. 12. 15.


영화 독전 1에 이어 한국 최초 미드퀄 방식의 영화 '독전 2'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여기저기서 혹평이 이어지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를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린 결말로 끝났던 영화 독전 1의 많은 의문이 독전 2에서 시원하게 풀릴 수 있을지 기대하며 영화 독전 2의 리뷰를 시작한다.

목 차

 

독전2_발표회 사진
미드퀄 독전2 발표회

개요 : 액션, 대한민국, 116분
출시일 : 2023년 11월 17일
채널 : NETFLIX

 

영화 독전 2 리뷰


영화는 독전 1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 주듯 주요 장면을 보여준 후에 독전 2로 넘어간다. 독전 1에서 서영락은 자기가 이 선생이라 했고 이 선생을 사칭한 브라이언 리를 잔인하게 벌 주었다. 조원호 형사는 브라이언 리의 사칭에도 서영락을 이 선생으로 굳게 믿었고 설원의 오두막까지 찾아내 결국은 둘이 마주하게 된다. 

>> 독전 1 엔딩 대사

락 : "팀장님은 스스로를 믿으세요?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락 : "이 선생 죽었어요."
원호 : "그랬지. 공식적으론. 그런데 너 안 죽었잖아."
락 : "그래서요. 제가 누군데요. 전 제가 누군지도 몰라요."

원호 : "너 살면서 행복했었던 적 있었냐."

이들의 대화는 의미심장했고 긴 침묵 후 들렸던 한 발의 총성은 많은 의문을 갖게 했다.


그렇게 이 선생 = 서영락이라는 믿음과 총성에 대한 의문만을 가지고 영화 속으로 들어갔다.

 

용산역 사건 이후 서영락은 진돗개(=라이카)를 데리고 농아 남매와 사라진다. 그리고 이우해운의 자금을 담당하는 이사 둘을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브라이언 리의 자금줄을 끊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장면의 대화 내용에서 이 선생이었던 서영락이 이 선생을 본인이 아닌 제 3자로 칭하며 이야기를 한다. 혹평이 많다는 정보 외 영화에 대한 리뷰는 스포가 될 것 같아 정보 무방비 상태로 독전 2를 접했던 나에게는 "왜? 아니었어? 뭐지?" 하는 혼란이 왔다. '서영락이 이 선생이 아니었대... '
거기서부터 '그럼 누구지?' 라는 궁금증보다는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영화를 대하기 시작한 것 같다.


공식적인 이 선생으로 검거되어 병원에 있던 브라이언은 개인 경호원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진하림과 길림성파의 주요 인물들이 한국에서 몰살 당하자 복수와 뒷정리를 위해 한국으로 온 섭소천을 만난다. 그녀는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의 의붓 동생이며 유일하게 이 선생의 실체를 알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큰칼'로 불리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의 목을 칼로 잘라내는 잔인하고 포악한 성격이다.

브라이언은 그런 섭소천에게 공장이 있는 따뜻한 나라로 자신을 옮겨주면 손해 본 라이카(최상급 마약)를 아주 푸짐하게 보상하겠다는 제의와 함께 서영락의 정보를 건넨다. 물건과 돈을 쥐고 있는데다 라이카를 찍어 낼 유일한 기술자라 하면서 말이다. (독전1에서 서영락은 기술자가 아니었다. 독전 2에서는 라이카를 만들 줄 아는 기술자가 되어 있었다.)

 

한편, 서영락은 라이카를 만들기 위해 찾아간 공장에서 섭소천 일당의 공격을 받고 잡히게 된다. 그 순간, 절묘하게도 서영락을 추척하던 조원호 형사가 후배 강덕천과 현장에 도착하고 섭소천 일당과의 총격전이 벌어지는데... 안타깝게도 강덕천 형사는 이 현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오래 남았던 가슴 아픈 장면

독전2 후배를 애도하는 사진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픈 장면

이 선생에 대한 팀장의 집요함에도 그를 믿고 따랐던 강덕천 형사였지만, 그의 아내는 남편이 죽은 현실 앞에서 조원호가 조문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영안실에서 소주 한 잔 따라놓고 후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이 장면은 슬픔을 씹어 삼키는 조원호의 심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가슴이 아팠고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브라이언과 서영락 앞에서 섭소천은 원료를 확보하면 둘을 찢어 죽이라고 지시한다. 같은 처지가 된 브라이언은 자신의 얘기를 서영락에게 들려주며 영화는 12년 전 제주도로 되돌아간다.

그 곳에서 진하림(김주혁을 대신해 변요한이 연기함)과 섭소천은 '이 선생'이라 사칭하고 다니는 자를 잔인하게 처리한다. 이 광경을 목격한 브라이언은 '이 선생'은 실제로 존재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 장소에는 브라이언 외에 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서영락.

독전 2 김주혁의 대역 전하림 변요한 사진1
변요한은 이런 역도 어울려!
독전 2 김주혁을 대신한 변요한 사진2
변요한이 나쁜 짓 하네...

브라이언, 서영락, 조원호는 결국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브라이언 : 이 세상에 '이 선생'은 나 한 사람이어야만 한다.
서영락 : 부모의 복수!  '이 선생' 반드시 찾아내 내 손으로 죽인다.
조원호 : 정체불명의 마약 조직 보스, '이 선생'. 끝까지 찾아내 내 손으로 검거한다.


이렇게 브라이언과 서영락은 서로를 제거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서로를 이용했던 것이다.

섭소천에 의해 태국으로 이동한 브라이언와 서영락. 서영락이 흘린 단서를 찾아 태국까지 온 조원호. 세 사람과 섭소천. 이들의 독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영락은 섭소천의 공장에서 라이카를 만들고, 브라이언은 이동 과정에서 또다시 경호원들의 도움으로 탈출을 하고, 조원호는 서영락의 요청으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브라이언에게 생포된다.

브라이언과 조원호가 공장을 습격해 섭소천과 그 일당을 처리하고 서영락을 구출한다. 그리고 이들의 긴 대화가 시작된다. 브라이언의 농아 남매에 대한 응징과 이들을 볼모로 '이 선생'을 죽이라는 협박. 조원호는 브라이언에게 대들다 경호원이 놓은 주사에 기절한다. 그 사이 서영락은 섭소천의 핸드폰을 이용해 '이 선생'을 찾아 죽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영화는 설원의 오두막. 독전1의 마지막 장면으로 넘어간다.

 

>> 독전 2 엔딩 대사

"평생을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이뤘는데.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거 팀장님은 알고 계셨어요?"

"내가 이 선생 할게요. 나 좀 잡아줄래요?"

"팀장님 차례예요.
팀장님은 하고 싶은 거 다 이루고 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지만, 그냥 너무 허무했다. 하고 싶은 걸 이룬 이들의 결말에 왠지 배신감이 들었다. 조원호가 눈 위에 쓰러져 있는 마지막 장면에서 뉴스 보도 음성이 나온다. 
'경찰청은 이번 마약 수사 성과에 대한 포상으로 조원호 경감을 1계급 특진시켰다고 말했다.' 

그래, '이 선생'이라 자처했던 서영락은 이미 악의 축이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조원호는? 왜? 도대체 왜? 독전 2의 결과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만큼 허무했고 황당했고 화가 났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한동안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얼얼함이 있었다. 분명 독전 1에서의 그 얼얼함과는 달랐다.

영화 독전 2 새롭게 등장한 인물


독전 2 감독과 배우들 사진
새롭게 등장한 한효주, 오승훈. 그리고 백종열 감독

이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한효주도 오승훈도 아닌 백종열 감독이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시작해 다수의 뮤직 비디오와 광고를 연출했다. 영화계에는 2015년 '뷰티 인사이드'로 데뷔한 신인 감독이다. '만약 락이 이 선생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호기심이 독전 2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영화 개봉 후 반응에 적잖이 당황스러울 것 같으나 감독의 호기심과 관객의 기대감에는 큰 차이가 있었나 보다.

류준열이 맡았던 서영락 역의 오승훈

주인공이 바뀐다는 건 정말 큰 모험이다. 독전 1의 김주혁과 진서연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면, 류준열은 흔들리지 않는 차분함과 무표정으로 그 만의 미스테리함을 쉼 없이 품어 냈었다. 관객은 이미 그가 품어내는 에너지에 젖어 있었고 그 힘을 침해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오승훈의 연기를 논하기 전에 이미 서영락은 류준열화 되어 있었기에 그 역을 대신한 배우가 누가 되었건 관객을 충족시키기엔 버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설원 위 오두막 장면에서는 류준열의 눈빛이 무척이나 고팠던 건 사실이다. 

섭소천 역의 한효주

한효주는 누구의 대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마약 조직의 거물로 한국에 온 진하림, 보령과 충분히 비교될 역이었다. 그렇다. 독전 1이 잘못했다. 비교 대상이 너무도 강렬했고 특히나 진서연은 그 정도의 미친 연기가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평소 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한효주는 달랐다. 그녀의 평소 캐릭터는 순하고 예쁘고 착하다. 독전 2의 중국 거물은 마약에 취해 악을 쓰거나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 관객에게 캐릭터를 진하게 인식시킬 만한 확실한 모멘트도 없었다. 느릿느릿한 행동과 느린 말투. 독전 2의 혹평을 혼자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영화 독전 2 개인적인 감상후기


감독이 의도한 것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집념이 집착이 되어 계속되면 그 집념에 대한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 나의 집념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는 눈도 잃을 수 있다. 내가 믿는 옳음이 남들에겐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집도 생길 수 있다.

  • 원하던 것을 이루면 그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 돌아올 수 있을까.
  • 이들이 말하는 예전이란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 결국 그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영문 제목 'Believer'는 믿음을 가진 한 사람. 이 사람의 신념이 집념으로, 집념이 집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나. 원하는 걸 얻은 두 사람의 결말이 너무도 허무하다. 남은 것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요. 감독의 의도가 뭔데요? 전 감독의 의도가 뭔지도 몰라요.


이 영화가 독전 2가 아니라 독전 1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별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관객의 머릿속에는 독전 1을 잡고 있는 끈이 너무 많았다. 그걸 제대로 존중해 주지 않고 정리해 주지 않은 기획 의도가 결국 혹평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새로웠던 독전 2의 엔딩 크레딧


 

독전2 엔딩 크레딧 사진
독전 2의 엔딩 크레딧

이것은 무엇인가? 유수의 광고를 제작했던 감독답게 참신한 엔딩 크레딧을 선보였다. 찜찜했던 기분을 엔딩 크레딧이 잠깐 미소 짓게 해 주었다. 평점이야 어찌되었건 고생했을 감독과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에게는 감독의 의도를 따라가기에 너무 버거웠던 영화 독전 2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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