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욕실에 하루살이 같은 게 몇 마리씩 날아다니고 가끔은 하수구 냄새도 올라오는 듯했다. 욕실 배수구 청소는 몇 번 시도를 했는데 돌리면 빠져야 하는 플라스틱 (이것의 정확한 용어는 모르겠다)이 꿈적도 하지 않아 몇 번을 포기했었다.
그러다 결국 도구를 사용해 성공했고, 냄새나 벌레가 올라오지 않는 새 트랩을 사서 교체하였다. 그 과정을 소개한다.
빠지지 않는 배수구 트랩
우리집은 고양이가 물을 꼭 욕실에서 마신다.
늘 욕실은 물기 없이 유지하고 고양이 물 그릇을 따로 준비해 두곤 한다.
배수구 청소도 신경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사 온 집 욕실은 배수구 청소를 할 수가 없었다. 저 플라스틱이 아무리 돌려도 꿈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맨손으로 하다 안 돼서 장갑을 끼고 돌려봐도 매번 실패.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부서져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도구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빠지지 않던 배수구 트랩 개봉 성공!
먼저 뻰치로 끙~차 돌기를 잡고 돌려보았다.
마구 흔들어도 보았다. 실패다.
이번엔 힘으로 밀어보자.
집에 있는 드라이버와 고무망치를 가지고 톡톡톡 두드렸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의외로 쉽게 툭! 하고 풀렸다.
이렇게 시시한 거였나? 맥 빠진다.
아무튼 됐다! 하는 기쁜 마음으로 트랩을 조심히 꺼냈다.
이미 틈 사이로 머리카락과 하루살이 사체가 보여서 정말 조심히... 각오를 하고 플라스틱 트랩을 분리했다.
헉! 심약자나 노약자를 위해 Blur처리를 하였다.
천천히 플라스틱 통을 들어 올리는데 머리카락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기절할 뻔했다.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으며 순간 얼음이 되었다.
엉겨 붙은 머리카락과 물때로 인해 하루살이들이 거기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주 작은 하루살이들이 많이 보였다.
꾸엑~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떻게 이 정도까지 될 수가 있을까.
일단은 검정 비닐봉지를 가져와 그곳에 엉겨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 넣고 재빨리 밀봉했다.
얼마나 이 상태로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작은 플라스틱이 그나마 머리카락을 잘 걸러냈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이 많은 머리카락들이 배수로 어딘가에서 막히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자.
일단은 교체할 트랩이 없으니 깨끗이 씻어 원상태로 해 두었다.
벌레와 냄새를 차단하는 새 트랩으로 교체
간간히 올라오는 하수구 냄새와 날아다니는 하루살이들.
이것을 동시에 차단해야 한다.
바로 물을 쓰지 않는 평상시에는 밑구멍이 막혀서 벌레와 냄새를 차단하고
물을 쓸 때만 자동으로 밑구멍이 열리는 트랩을 알아보았다.
있다. 스프링과 자석으로 개폐작동하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욕실은 가장 많이 쓰기 때문에 스프링은 왠지 녹슬고 고장이 날 것 같아 자석으로 작동하는 트랩을 2만 3천 원대에 재빨리 주문하였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배송을 받았다.
이제 설치해 보자.
설명서를 보니 이거 설치랄 것도 없었다.
그냥 기존 것을 빼내고 새 트랩을 끼워 넣기만 하면 되었다.
구멍이 더 클 경우를 대비해 오버트랩이 있었으나 여기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위에 얹어놓을 수 있는 머리카락 거르는 망도 동봉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건? 화분 물 빠짐 구멍을 막을 때 쓰는 그 플라스틱 망이네.
어찌 되었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가는 것도 막아야 하니 위에 얹었다.
드디어 완성! 완료! 해방!
위의 오물사진을 보니 또다시 몸이 근질거린다.
배수구가 해결되니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 시커먼 줄눈이 눈에 거슬린다.
줄눈시공을 직접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다.
※ 혹시라도 배수구 트랩을 빼내지 못해 청소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면 위와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보시길. 그게 열리는 순간 비위는 상할지언정 속은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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