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봐도 따뜻한 영화,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잊히지 않고 가끔 '리멤버~미(Remember Me)' 를 흥얼거리게 하는 영화다. 4대가 모여 사는 코코의 가족은 옛날 우리나라 대가족을 연상케 하며 그 당시의 가족 간 사랑을 끄집어 내어 함께 회상할 수 있게 만든다. 잔잔한 사랑이, 따뜻함이, 흐뭇함이, 친근감이 그리고 가슴 벅참과 편안함이 충만했던 영화였다.
내일 당장 죽는다면, 나는 영화 코코를 다시 보고 평화로움과 편안함을 유지하겠다.
장르 : 애니메이션/어드벤처/코미디/뮤지컬/가족/미스터리
개봉 : 2018년 01월 11일
등급 :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 105분
영화 코코 줄거리
이 영화 제목의 '코코'는 영화를 이끄는 저 아이 미구엘이 아니다. 미구엘의 증조할머니가 '코코'다. 그녀의 아버지 헥토르는 음악을 하겠다며 아내 이멜다와 어린 코코를 두고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멜다는 음악이 그의 가족을 버리게 했다고 믿고 집안에서 음악을 금지시킨다. 그 금지령은 4대손까지 이어져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미구엘을 절망하게 만든다.
망자의 날, 마을의 노래대회에 나가고자 했던 미구엘은 가족의 반대로 기타까지 깨부숴지자 집을 뛰쳐나와, 자신의 고조할아버지라고 믿는 그의 우상이자 전설적 싱어송라이터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의 기념관에서 기타를 잠시 빌리기로 한다. 몰~래 들어가 기타를 튕기는 그 순간, 미구엘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망자의 세계, 저승으로 들어가게 된 미구엘은 거기서 고조할머니 이멜다를 비롯한 그의 가족을 만나게 되는데. 하늘도 참 무심하다. 현실에서도 그렇게 반대에 부딪혔던 음악에 대한 열망은 저승세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혀 미구엘은 결국 저승에서도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해골의 모습을 하는 저승에서 멀쩡한 사람의 형태인 미구엘이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미구엘은 그곳에서 만난 정체를 알 수 없는 '헥토르'에게 도움을 받아 해골로 분장하고 델라크루즈를 만나기 위해 음악 경연에 나가기로 한다. 그리고 '잊혀진 망자들'의 촌락에서 소멸을 앞둔 치차론의 기타를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승에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저승의 망자도 흩어져 소멸하는 '마지막 죽음'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헥토르 역시 그런 운명에서 자유롭지만은 않았다.
우여곡절 속에 결국 미구엘은 고조할아버지라 믿었던 '델라크루즈'를 만나게 되는데. 헥토르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미구엘이 믿고 있었던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델라크루즈는 친구인 헥토르의 음악과 기타를 훔치고 살해한 살인자였고 사기꾼이었다. 헥토르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헥토르'가 자신의 고조할아버지란 것을 알게 된 미구엘은 몹시 기뻐한다.
그렇게 헥토르에 대한 저승 가족의 오해는 풀렸지만, 헥토르는 영원한 소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승에서는 가족을 버린 조상으로 낙인 찍혀 제단 위 가족사진에서 이미 그의 얼굴은 찢겨 있었다. 그러나 헥토르가 지금껏 소멸하지 않았던 것은 그를 기억하는 단 한 사람. 헥토르가 떠날 때 아주 작은 아이였던 '코코'였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코코'도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미구엘의 증조할머니가 되었으니, 헥토르의 운명도 코코의 손에 달린 것이다. 헥토르에 대한 오해를 푼 이멜다는 '가족의 사랑은 아무 조건이 없으니, 음악을 관둬야 한다는 조건 없이 그냥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이 항상 널 사랑한다는 것만 잊지 말아 달라'며 미구엘을 이승으로 보낸다.
이승으로 돌아온 미구엘은 코코에게 헥토르를 기억해 달라며 울먹인다. 그러나 코코는 미동조차 없다. 미구엘은 코코가 어릴 적 헥토르가 불러 주었던 노래를 불러준다. 노래 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코코는 헥토르를 기억하고 가족들도 그간의 오해를 풀고 헥토르의 사진을 제단에 올려놓으면서 그를 기억하게 된다.
다시 돌아온 망자의 날. 미구엘은 기타를 연주하며 가족들과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저승의 조상도 다리를 건너와 이승의 가족들과 함께 춤추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끝이 난다. 물론, 거기에는 헥토르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아빠를 기억하다 노환으로 사망한 코코도 있었다.
- 코코가 아빠를 기억해 내는 명장면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슴 벅찬 명장면이라 영상을 첨부한다.
감독과 출연진
리 언크리치 감독은 미국의 영화감독,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토이스토리 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카, 몬스터 대학교, 굿 다이노, 토이 스토리 4,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과 같은 작품에 조연출, 편집, 공동 감독의 형태로 참여한 바 있다. 토이 스토리 3와 코코는 각본, 편집을 모두 도맡았으며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그의 작품들을 보면 그 재능이 부러울 따름이다. 미구엘의 목소리를 연기한 안소니 곤잘레스. 사진으로 직접 보니 미구엘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 영화 코코의 수상력
-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수상
-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애니메이션 영화상 수상
- 제45회 애니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 제71회 바프타 시상식 애니메이션 영화상 수상
- Hollywood Film Award : 올해의 애니메이션
- 크리틱스 초이스 애니메이션 영화상 수상
이 외에도 각 시의 영화 비평가 협회에서 주는 애니메이션 영화상은 싹 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영화 코코의 감상평
나라마다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후 세계에 대한 인식도 다르겠지만, 어둡고 슬프고 어쩌면 무섭게도 느낄 수 있는 그 세계를 유쾌하게 풀어내었다는 게 영화 '코코'의 인기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다. 더불어 진한 가족애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죽어서 가는 세상이 이렇기만 하다면 큰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사랑을 나누며 생을 마감하지만,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해 먼저 간 가족들과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살아간다는 표현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혼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가족의 반대로 꿈을 펼치지 못한 미구엘의 행동으로 이 영화의 이야기는 발단이 되었으나, 잠깐 딴지를 걸어본다면, 헥토르가 집을 나가서 가족을 버렸다는 것이 '음악을 하면 모두가 그렇게 된다'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어린아이의 꿈을 그토록 반대했어야 했나? 하는 딴지. 대가족의 기준을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채 왜 일률적으로 적용하느냐는 딴지. '그 기준을 어디까지 따라야 하는 것인가' 하는 쓸데없이 심각하게 거는 딴지. 그렇다. 이 예쁜 영화를 보면서 쓸데없이 심각하게 건 딴지였다.
결국은 '가족을 해체시킨다고 믿었던 음악이 오히려 가족의 사랑을 이어준 것'임을 깨닫게 하고, 엔딩을 신나고 흥겹게 마무리 해 주었다는 것 또한 '코코'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을 것이다. 누구 하나 불행하지 않은 해피 엔딩.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가 보아도 좋은 영화였다. 예쁜 배경, 화려한 색감, 귀여운 캐릭터, 그 안의 희로애락. 그리고 결코 빼놓을 수 없는 OST.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내겐 마음이 미소 짓게 하는 인생 영화가 되었다.
이상으로, 영화 코코에 대한 감상 후기를 마친다. 다음엔 멕시코의 '망자의 날'에 대해 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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