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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고

멕시코 '망자의 날'과 마마 코코 '나나 살루드'의 사망 소식

by 휘벋 2023. 12. 21.

영화 코코가 멕시코 '망자의 날'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승과 저승의 연결고리를 환하고 유쾌하게 풀어 주었던 영화 코코를 계기로 멕시코 '망자의 날'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증조할머니, 마마 코코에 영감을 주었던 '나나 살루드'의 존재와 그녀의 최근 사망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목 차

'망자의 날'의 유래


el Día de los Muertos(엘 디아 데 로스 무르토스) 

망자의 날, 죽은 자의 날, Day of the Dead라 불리는 멕시코의 기념일로, 죽은 영혼이 1년에 단 한 번 집에 머물 수 있다고 믿었던 아즈텍(Aztec) 문명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전통이 스페인 정복 이후 기독교의 만성절(Dalos Santos)과 결합하여 지금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진행이 되며, 이 기간에는 죽은 친지나 친구 등을 기억하고 명복을 빈다. 현재는 멕시코 뿐만 아니라 멕시코 관련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행해지는 큰 축제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 원주민의 축제 '망자의 날'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2008년에 등재된 바 있다.

망자의 날 사진1
출처 : viajes.carrefour.es

'망자의 날' 의 풍습과 축제


10월 31일에서 11월 2일까지 진행되는 이 축제 기간은 멕시코의 주곡식인 옥수수의 한해 농사가 마무리되는 때라고 하니, 우리의 추석 명절을 떠올리게 한다. 가족들은 영혼이 현생으로 잘 돌아올 수 있도록 묘지에서 집에 이르는 길에 꽃잎, 촛불, 헌물 등을 놓고 집의 제단과 공공장소, 무덤 주위에는 꽃과 종이접기로 만든 수공예품 등을 장식한다. 설탕이나 초콜릿으로 만든 해골 모양의 '칼라베라'(Calavera)도 빼놓을 수 없다.

 

망자가 이날의 의식을 흡족하게 여기면 가족들에게 복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화를 줄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에, 멕시코인들은 각별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준비하고, 또 망자가 좋아했던 음식들을 정성껏 진설한다고 한다.

망자의 날 제단 사진
출처 : centralhoteles

'망자의 날'의 음식

죽은 자의 빵 사진
출처 : Unsplash의 Gerardo Covarrubias

제단에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 '타말'(Tamal), 토르티야에 고기, 치즈 등을 넣어 구운 엔칠라다(Enchilada)와 특별히 '죽은 자의 빵'이라 불리는 '팡 데 무에르토'(Pan de Muerto)를 올린다.

이는 빵 위에 해골이나 뼈 모양의 반죽을 올려 구워 만든 빵으로 설탕, 오렌지 주스와 가루를 물에 끓여 만든 액을 겉표면에 발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을 제물로 바쳤던 아즈텍 문명의 풍습이 식민 시기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여성의 가슴 모양을 본떠 만든 '죽은 자의 빵'으로 대체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음료에는 옥수수 가루에 멕시코 흑설탕인 필론시요(Piloncillo)와 초콜릿을 넣고, 물이나 우유를 부어 거품을 낸 참푸라도(Champurrado)가 있다. 마지막에 계피, 아니스(anís), 또는 바닐라를 첨가하고 기호에 따라 간 땅콩, 오렌지 제스트, 달걀 등을 추가하면 보다 짙은 풍미를 낸다고 한다.

주황색 꽃 '셈파수칠'(마리골드)

셈파수칠은 '망자의 날'의 상징과도 같은 꽃인데, 최근 현지 언론에서는 중국산 개량 품종인 '셈파수칠 치노'(셈파수칠 차이나)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음을 우려하기도 하였다.

멕시코 전통 품종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와 중국의 개량 품종 또한 멕시코 내 많은 농가에서 생산하는 만큼 생산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꽃의 원산지는 멕시코임을 잊지 말자는 목소리도 있다.

셈파수칠 치노는 전통 셈파수칠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고 색이 옅으며 발아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통 셈파수칠은 대부분 꽃다발로 판매되는 게 특징이며, 꽃 지름이 약 5cm에 달하지만, 중국 개량 품종은 주로 작은 화분에 담겨 판매되며 셈파수칠 특유의 향이 없다고 한다.

 

2015년 영화 007 스펙터 이후 생겨난 축제 퍼레이드

망자의 날 사진 2
사진 출처 : Carlos Cordero/Quadratin Mexico

멕시코 '망자의 날'에 처음부터 퍼레이드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한다. 이는 2015년 개봉한 영화 007 스펙터의 한 장면이 화제가 되자, 멕시코 정부에서 2016년부터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영화 코코는 멕시코 '망자의 날'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망자의 날'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 퍼레이드는 영화 007의 영향을 받은 셈이니,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 아니겠나. 영화 코코도 대성공을 거뒀고, 멕시코의 퍼레이드도 외화벌이 관광 상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서로에게 잘된 일인 것 같다.

마마 코코에 영감을 준 '나나 살루드'의 사망 소식


마초아칸(Michoacán) 관광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디즈니 픽사의 영화 '코코' 제작에 영감을 준 여성 '마이라 살루드 라미레스 카바예로 (María Salud Ramírez Caballero)(='나나 살루드'라고도 함)가 2022년 10월 16일에 고향인 미초아칸의 산타페 데 라구나(Santa Fe de la Laguna)에서 10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마마 코코가 생존 인물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과 그녀가 최근까지 생존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녀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난 올해 2023년 망자의 날에는 나나 살루드의 집에 수많은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영화 코코와 나나 살루드의 캐릭터, 관련된 다양한 포스터와 마케팅 제품도 볼 수 있고 영화 속 모습처럼 제단도 장식되었다고 한다.

마마 코코와 나나 살루드
출처 : https://www.quadratin.com.mx/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 제작자와 나나 살루드 일가의 입장은 서로 다른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은 2017년 뉴욕 타임즈에 영화 코코가 "2011년과 2013년 멕시코 오악사카와 과나후아토 주를 방문하는 동안 함께 한 실제 가족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으나, 2018년에는 살루드를 기반으로 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마마 코코의 캐릭터는 우리가 여행에서 만난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오로지 우리의 상상에서 탄생하였다"고 말했다. (출처 : consequence.net / by Eddie Fu)


영화 개봉 이후 그녀의 집은 그녀를 보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국내외 방문객들로 가득 찼고. 비록 공로는 인정받지 못하였지만 그녀의 명성으로 Quiroga 지방 자치 단체는 상을 받았다고 한다. '나나 살루드'는 Quiroga 지방 자치 단체의 산타페 데 라 라구나 지역사회의 자부심이자 가족의 자부심이 되었다고 전했다.

예쁜 영화의 이면에 이런 잡음은 전혀 알지 못했었는데... 알지 말 것을. 괜히 알아 버린 것 같다. 어느 쪽의 말이 맞고, 어느 쪽이 잘못인지는 글쎄... 개인적 생각은 있지만, 이 문제는 각자가 생각해 볼 문제로 넘기고자 한다.

죽음과 떠나간 자들의 세계에 대하여


사람은 누구나 이 생을 살다가 예외 없이 죽는다. 죽음과 떠나간 자들의 세계를 우리는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 '알 수 없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죽음을 대하는 자세도 나라마다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 나라의 전통, 관습, 문화, 종교에 따라 각기 다르게 변화해 왔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떠나간 친지나 친구를 그리워할 때면 늘 슬프다.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는 엄숙하고 차분하고 무겁다. 그 자리는 절대 웃거나 떠들면 안 되는 자리였다. 

'먼저 가서 편히 쉬세요. 그곳에서 다시 만나요', '지금쯤 그곳에서 그리웠던 가족 친지들 만나서 회포 풀고 있는 거죠?', '이승에서 입었던 옷(육체) 훌훌 벗어 던지고, 이제는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또 다른 세계를 기약하며 고인과 작별인사를 한다. 그렇게 작별 인사를 몇 번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그 '알 수 없음'이 더더욱 슬프고 궁금하고,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멕시코 '망자의 날'로 본 그들은 삶도 죽음도 우리가 살아가는 한 과정으로 보고, 죽음을 인생의 끝이 아닌 새로운 여행의 시작으로 보았다. 그래서 영혼이 가족을 만나러 오는 '망자의 날'에는 그 시간을 즐기며, 노래하고 춤추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었다. 그들의 어둡지 않은 시선이 참 좋았다. 이 생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그린 저 세상 또한 참 좋았다.

이제 나는 영화 코코의 저승 세계와 멕시코 '망자의 날'을 떠올리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알 수 없음'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먼저 가 계시는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어차피 그 '알 수 없음'은 직접 가보지 않는 한, 알 길이 없지 않은가!

▶▶▶ 멕시코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코코

 

인생 영화 코코! 내일 죽는다면 코코를 다시 보고 평화로움을 유지하겠다.

언제 다시 봐도 따뜻한 영화,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잊히지 않고 가끔 '리멤버~미(Remember Me)' 를 흥얼거리게 하는 영화다. 4대가 모여 사는 코코의 가족은 옛날 우리나라 대가족을 연상케 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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