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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록창고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감옥 속 고통과 한이 흑백 영상으로.

by 휘벋 2024. 3. 1.

독립영화 하면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나 활약상을 그려내지만, 영화 항거는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수감된 이후 1년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투박한 죄수복, 어둡고 습함이 훅 밀려오는 감옥의 음침함, 우리 민족의 고통과 한이 흑백 영상에 잘 표현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 아픈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유관순 열사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달돼 괴로웠던 영화.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항거 : 유관순 이야기 포스터

장르 : 드라마
등급 : 12세이상 관람가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시간 45분
개봉일 : 2019년 2월 27일
감독 :  조민호
출연 : 고아성 (유관순 역), 김새벽 (김향화 역), 김예은 (권애라 역), 정하담 (이옥이 역), 류경수 (니시다(종춘영) 역)

 

항거 : 유관순 이야기의 감독과 출연배우


항거-유관순-이야기-감독과 출연배우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감독과 출연배우

이 영화는 감독부터 배우가 내게는 몇몇을 제외하고 많이 신선했다. 연극계나 독립영화, 상업영화에서 활동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조민호 감독은 2009년에 10억을 연출한 감독이다. 그 당시 한창 서바이벌 게임 영화가 일본에서부터 유행이었던 것 같다. 영상을 보니 기억이 나긴 하는데... 관람평은 노코멘트. 할 말이 정말 없다. 영화 10억과 항거는 서로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른 영화란 생각이다.

유관순 역을 맡은 고아성 배우, 니시다 역을 맡은 류경수 배우. 그리고 고아성과 함께 서대문 감옥 8호실의 4인방 역을 맡은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배우의 연기는 흑백 영화에 색다른 빛을 발하게 한 듯하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영화의 줄거리


항거-유관순-이야기-8호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서대문 8호실

수인번호 371번 유관순. 그가 있을 곳은 8호실이다. 도대체 그 어둡고 조그만 감방에 몇 명을 몰아 넣은 것인지 빽빽이 서 있는 여죄수들의 모습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빽빽하게 서 있던 죄수들은 천천히 그 안을 맴돌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다리가 붓기 때문에 그렇게 걷는다. 그러면서 아리랑과 애국가를 함께 부르며 주변 감방까지 동참하게 되는데. 결국 주동자를 색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이후 유관순은 임산부 임명애가 주동자를 부는 바람에 고문실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벽관에 갇히는 고문까지 당하게 된다. 좁은 공간의 관에 들어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있어야 하는 고문. 보기만 해도 온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관순은 그곳에서 일주일 이상을 버티고 8호실로 돌아왔다.

 

유관순은 세상 정보를 파악하고 3.1운동 1주년을 계획하고자 감방밖의 노역을 자처하게 된다. 가장 힘든 세탁장 노역이었으나 유관순은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면서 오빠의 소식도 들을 수 있었으며, 자신의 계획을 전달할 수도 있었다.

1주년이 되는 1920년 3월 1일. 유관순은 8호실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암송하고 그의 동료들과 만세를 부르기 시작한다. 8호실에서 시작된 만세는 여자 옥사 전체로, 그리고 남자 옥사로까지 번졌으며 서대문 감옥 바깥까지 만세 소리가 울려 나갔다. 이 소리를 들은 지게꾼은 거리에서 거리로 소문을 퍼뜨려 3.1운동 1주년이 되는 그 날. 일대 시위가 일어난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유관순은 또다시 주동자로 색출되어 끔직한 고문을 당하고 지하 독방으로 옮겨진다. 이후 동료들이 특사로 풀려날 동안에도 유관순은 출소하지 못하고 6개월을 더 복역해야 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과 온갖 고문은 유관순의 건강을 더이상 버틸 수 없게 했고, 출소를 이틀 남기고 사망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어린 나이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나섰던 어린 소녀가 그렇게 사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주동자 색출에 앞장서고 같은 민족을 잔인하게 고문했던 친일파 정춘영(니시다)은 그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도 않고 흐지부지 영화는 끝이 났다. 현실에서도 그랬다고 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를 보고 나서


3.1운동, 일제시대 독립운동 영화라 하면, 우리는 큰 테두리의 사건과 전개, 결말을 이미 알고 있다. 3.1절을 맞이해 못 봤던 영화이자, 가장 대표적인 만세 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 이야기를 미리 찾아봤던 것인데, 솔직히 안 봤더라면 더 좋았을걸...하고 후회했다. 3.1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서대문 형무소 탐방을 자주 보여줬었다. 그곳에서 어떤 고문이 일어났었는지도, 독립투사들이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도 말이다.

다큐를 보나 영화를 보나 매번 가슴 아프고 끔찍했던 건 마찬가지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나 삼일운동의 전체적 배경이 주제였다면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이미 아픔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상처를, 같은 부위에 다시 한번 입은 느낌이다. 손톱 고문 장면은 눈을 감아 버렸지만, 한참 동안 그 고통이 고스란히 내 몸에서 지독하게 상기되었다. 힘들었다.

만세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서대문 감옥 8호실의 유관순 열사 동료들. 수원 지역 기생들의 김향화, 개성 지역의 권애라에 대한 조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냥 간단한 소개 수준으로만 끝나, 그 부분도 조금 아쉬웠다. 일대기가 아닌 1년에 집중했던 이유가 크게 와 닿지 않아서 말이다.


아무리 아프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라도, 우리는 역사를 바로 알고 기억해야 한다. 충분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일제강점기를 그린 영화가 주구장창 어둡고 우울한 영화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슬프고 가슴 아프고 눈물 흘릴 각오를 하고 봐야 하는 영화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당하기만 하는 아픈 영화보다는, 그 지옥 같은 시대를 버텨내야 했던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도 뭉실뭉실 피어나고, 독립운동의 임무도 멋지게 성공하고, 일본의 만행에 통쾌하게 복수도 하는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다. 역사의 진실은 책이나 다큐멘터리로! 영화는 영화로!  ......... 슬퍼졌다. 통쾌한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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