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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고

스티븐 연의 성난 사람들(BEEF). 주말, 연휴에 정주행하기 딱이에요!

by 휘벋 2024. 2. 10.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출연한 성난 사람들(BEEF). 미국 영화상을 휩쓸었다고 해서 넥플릭스에서 찾아보았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성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끼는데, 이 시리즈를 보다보면 그들의 내면과 나의 내면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설 연휴에 정주행하기 딱 좋은 영화로 추천한다. 시리즈 한 편이 30분대로 짧은 편이라 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성난사람들-표지
성난 사람들 (BEEF) 빛의 형상편

장르 : 드라마, 코미디 시리즈, 미국 TV 프로그램
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구성 : 10부작
국가 : 미국
원제 : BEEF
채널 : NETFLIX 넥플릭스
오픈일 : 2023년 4월 6일
감독 : 이성진
출연 : 스티븐 연 (대니 조 역), 앨리 웡 (에이미 라우 역), 죠셉 리 (조지 나카이 역)

 


성난 사람들(BEEF)의 감독과 출연배우


성난사람들-감독과배우
감독과 배우 [하단] 한국계 미국인

성난 사람들은 이성진 감독부터 출연 배우까지 한국계 미국인과 아시아계 배우가 대거 출연하였다. 이성진 감독은 드라마 '데이브'의 대본을 쓴 작가로 '성난 사람들'은 그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되어 제작되었다고 한다. 제작, 연출, 극본을 모두 담당하였으며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스티븐 연, 죠셉 리, 영 마지노, 에슐리 박 등과 뭉쳤다.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은 '성난 사람들'의 책임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여주인공 앨리 웡은 중국-베트남계 미국인으로 배우이자 코미디언, 작가로 활약중이다. 극중의 에이미 라우의 삶과 실제 그녀의 삶은 많이 흡사하다. 2022년 이혼한 앨리 웡의 전 남편은 백남준 아티스트의 장조카인 켄 하쿠타로 한국 이름은 백 건이다. 백남준 일가의 며느리로서 겪었던 경험이 드라마속에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성난 사람들은 많은 상을 휩쓸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연출하고 출연한 작품으로는 최초의 상이라 하니 참 대단하고 뿌듯하다.

제 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으로 3관왕
제 29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 작품상, 남녀주연상, 여우조연상(마리아 벨로)으로 4관왕
제 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작가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으로 8관왕

성난 사람들(BEEF)의 사건 발단 주요 장면


사건의 1차 발단이 된 손가락욕

대니 조는 사촌형 아이작의 범죄에 휘말려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던 모텔을 팔고 가세가 기울어 수리공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동생 폴과 함께 사는 대니는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되는 일이 없다. 화로를 이용해 자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그마저 실패, 영수증이 없어 환불도 못 받고 잔뜩 열이 받아 차를 빼려는데. 빵~~~~~~~ 뒤에서 길게 울리는 경적 소리. 거기에 손가락욕까지!

 

성난사람들-열받은 대니
손가락 욕에 더 열받은 대니

넌 뭐냐? 그랬단 말이지? 저 표정! 진짜 열 받아서 뭔가 크게 결심한 표정이다. 저 흰색 차는 또 뭐냐. 경적까지 요란하게 울렸으면 그냥 가지 왜 대놓고 손가락욕을 하고 가? 안그래도 속에서 부글부글 분노가 차오르던 차에 너 잘 걸렸다!

성난사람들-난폭 보복운전
포기하지 않고 흰색 차를 따라가는 대니

이참에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신호까지 위반하며 끈질기게 쫓아가고 흰색 차는 거기에 음료수 캔을 던져가며 요리조리 더 열 받게 한다. 그리고 위협 운전까지. 꿈틀거리고 있는 지렁이에 소금 뿌리는 격이다. 흰색 차는 그렇게 한껏 분노를 유발하고는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 이 분함을 어찌할까.

살인자ㅇ난감 : 줄거리와 감상후기. 이탕은 끝까지 운 좋았던 놈!

 

살인자ㅇ난감 : 줄거리와 감상후기. 이탕은 끝까지 운 좋았던 놈!

2024년 2월 9일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살인자ㅇ난감'. 시리즈 8부작으로 각각 1시간 남짓이다. 초기 1,2화는 실소가 나올 정도로 이탕이 지독하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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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번호판을 외우자. SNS가 발달한 요즘 세상에 찾고자 한다면 반드시 찾아지리! 대니는 정체모를 그 흰색 SUV차의 주소지를 찾아내 기어이 그 집으로 향한다. 수리공인 직업을 이용해 친절을 베푸는 척, 에이미의 집안을 살펴보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조언한다. 자기 집에 진심인 에이미는 대니의 호의를 고맙게 생각하지만, SUV의 운전자가 남편이 아닌 에이미였다는 것을 안 대니는 그녀의 화장실에 오줌을 여기저기 갈기고 잽싸게 도망쳐 나온다.

성난사람들-대니의 복수
대니의 오줌 테러에 이은 손가락욕 복수까지

뒤늦게 화장실 테러를 확인한 에이미. 분노가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며 완전 빡쳤다. 짧은 신장으로 전력질주하지만 코 앞에서 놓치고 만다. 대니. 손가락욕으로 똑~같이 복수해주며 아주 신나는 표정으로 유유히 떠난다. 사실, 여기까지는 내심 통쾌하기도 했다. 에이미 라우의 도발이 정말 전쟁 선포와도 같았으니까. 너무 얄미웠으니까. ㅎ

성난사람들-번호판 확인
끝까지 쫓는다. 번호판 외우자. 본격적인 사건의 2차 발단

그러나 이렇게 모든 것은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분을 참지 못한 에이미는 대니가 그랬던 것처럼 대니 차의 번호부터 외운다. 나라도 열 받지. 이것이 사건의 2차 발단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SNS를 뒤지고 서로의 주변을 맴돌며 복수에 복수가 이어진다. 점차 주변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합세하게 되고 그 과정마저도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성난사람들-파멸의 길
끝까지 포기 못해

시리즈 초반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착에 가까운 그들의 복수가 눈에 들어왔다. 어지간히 좀 해라. 작작 좀 해라. 그 정도면 됐잖아. 징하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점이 드라마의 표면에 꽂혀 있었다. 그런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개개인의 삶이 눈에 들어왔고, 그들의 고충과 애환, 갈등이 눈에 들어왔다.

성난사람들-에이미의 스트레스
에이미의 삶도 마냥 행복한 건 아니었다

양 어깨에 잔뜩 올려진 짐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개미처럼 열심히 일만 하며 잘 살아보고자 했던 대니.

악착같이 노력해서 성공을 이루었지만, 백인 상류사회의 우월 의식과 동양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에 지쳐가는 에이미. 거기에 금수저 남편은 공감 능력 제로에, 시어머니 또한 은근 그녀를 무시한다. 내 성공을 위해 예술가 가족의 배경은 필요하지만, 안팎으로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가 점점 커져만 간다.

인도 영화 RRR : 성난 사람들과는 다른 느낌의 통쾌함을 맛보고자 한다면 이 영화를 보자!

 

인도 영화 RRR : 지루할 틈이 없다! 슈퍼 히어로 액션 영화 추천!

인도 영화에 담긴 철학을 좋아했던 나는 한창 인도 영화를 찾아 보던 때에 넷플릭스에서 RRR을 보게 되었다. 아니, 그런데... 이것은 무.엇.인.가?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황당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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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마지막에 무엇을 느꼈을까? 너나 나나 결국은 불쌍한 인간이구나...라고 느꼈을까? 나만큼 너도 힘들다는 것을 알고 나름 동지애를 느꼈을까? 그들을 통해 내 안의 분노도 알아봐주고 어루만지고 다독여 줄 수 있었다.


성난 사람들(BEEF)을 보고 나서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느끼는 좌절이나 분노는 어느 사회에나 있을 것이고, 소위 성공한 사람들에게도 그 나름의 고충은 있을 것이다. 미국 사회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그래서 '성난 사람들'은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도, 처음부터 미국인이었던 그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은 게 아니었을까.

성난사람들-호탕한 웃음
인생을 완전 엎어버린 후에야 깨달음을 얻은 것이냐...

이 드라마에서는 사소한 사건이 발단이 돼 극강의 집요함으로 서로를 끈질기게 무너뜨렸다. 너나 나나 철저히 무너지고 나서야 상대를 이해하고 뒤늦은 편안함을 찾았다. 복수를 했다는 편안함이 아니라 너와 나의 공감대로. 어차피 너와 나의 본질은 같다는, 우리는 내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동질감에 대한 편안함. 우리는 그것을 놓치고 있나보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 내 안의 분노가 누군가로 인해 건드려진다면 '너도 오늘 많이 힘들었구나', '너도 인생이 팍팍해서 화가 났구나', '오늘 하루 잘 보내고 내일은 웃는 하루가 되길 바랄게'라고 오히려 응원해 주고, 금새 차분함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성난 사람들(BEEF)'은 통쾌함의 대리 만족으로 시작해서, 나와 우리를 깊숙이 돌아볼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아주, 꽤! 볼 만한 드라마다.


성난 사람들(BEEF)의 회차 정보


각 회차의 제목에도 철학이 담겨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첨부한다.

모든 건 희미해져.
영원한 건 없어.
우리는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일 뿐.

 

01. [39분] 새들은 노래하는 게 아니야, 고통에 울부짖는 거지 (The Birds Don't Sing, They Screech in Pain)
02. [33분] 살아있다는 황홀함 (The Rapture of Being Alive)
03. [35분] 내 속엔 울음이 산다 (I Am Inhabited by a Cry)
04. [36분] 동시에 얻을 수 없을 뿐 (Just Not All at the Same Time)
05. [34분] 이토록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존재 (Such Inward Secret Creatures)
06. [36분] 마법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We Draw a Magic Circle)
07. [37분] 나는 새장이라네 (I Am a Cage)
08. [35분] 독창적인 선택의 문제 (The Drama of Original Choice)
09. [30분] 환상을 만드는 것 (The Great Fabricator)
10. [33분] 빛의 형상 (Figures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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