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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고

영화 사울의 아들 줄거리와 감상후기. 내가 사울이 되는 독특한 시점의 영화

by 휘벋 2024. 10. 3.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울의 아들' 줄거리와 영화 정보, 감상후기를 남긴다. 그동안 보아왔던 영화들과는 달리 사울의 시점으로 연출된 영화. 이 독특한 시점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내가 사울이 된 느낌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있어서도 안될 과거이지만, 잊어서도 안될 가슴 아픈 과거를 다룬 영화, '사울의 아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사울의 아들' 정보

사울의 아들
사울의 아들 Saul fla

장르 : 드라마, 밀리터리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국가 : 헝가리
시간 : 107분
원제 : Saul fla
개봉일 : 2016년 2월 25일
채널 : NETFLIX 넷플릭스
오픈일 : 2023년 4월 6일

영화 '사울의 아들' 감독과 출연배우(등장인물)

감독과 출연배우
감독과 출연배우

감독 : 라즐로 네메스 라슬로

헝가리의 영화감독으로 2년간 터리벨러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다가 '사울의 아들'로 데뷔하였다. 이 데뷔작은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고 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다.

2015년 68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기술대상, 26회 스톡홀름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13회 자그레브 영화제 최우수 장편상, 80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의 신인작품상, 그 외 많은 영화제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작품으로는 2018년 영화 '선셋'이 있다.

출연배우(등장인물)

  • 게자 뢰리히 (사울 역) :
    유대계 헝가리인으로 배우이자 시인이다. 태어나면서 어머니는 가정을 떠났고, 4세 무렵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 위탁가정을 거쳐 12세부터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언더그라운드 밴드인 허클베리에서 활동하였고 2권의 시집을 내기도 하였다.

    이번 영화는 그의 데뷔작으로 그가 맡은 사울은 수용소에서 비밀리에 시체를 처리하는 존더코만도의 일원이다. 그의 어두운 표정. 슬픔과 분노, 의지가 함께 뒤엉켜 불타는 듯한 눈빛이 영화를 내내 압도하는 느낌이다.
    그의 연기는 데뷔작임에도 세계 각지의 찬사를 받았고 LA 비평가 협회의 남우주연상 2위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 레벤테 몰나르 (아브라함 역) :
    헝가리-루마니아 배우로 그가 맡은 아브라함 역은 암울한 수용소 안에서 봉기를 이끌고자 하는 헝가리 인들의 선두 역할이다.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사울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의리 있는 역이다.

영화 '사울의 아들' 줄거리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절멸수용소

1944년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절멸 수용소. 이곳에는 가스실에서 나온 시체를 처리하는 비밀 전담반이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존더코만도라고 부른다.

사울은 존더코만도 소속으로 그들은 하는 일에 의문을 가져서도 안되고 질문을 해서도 안된다. 그냥 일만 해야 한다. 유대인들이 영문도 모르고 가스실에 들어가 죽임을 당하면 시체를 치우고 가스실을 청소하는 일. 그것이 사울이 하는 일이다.

존더코만도의 표식 X표
존더코만도의 표식 X표

존더코만도의 상의 등에는 빨간색 X표가 그려져 있다. 그들을 나타내는 표식이다.
그들 역시 4개월이 지나면 교체가 되는 시한부 인생이다.그래서 늘 불안하기만 하다.

오늘도 같은 일을 하던 사울은 가스실을 청소하러 들어갔다가 죽지 않고 의식이 살아있는 남자아이를 보게 된다. 자신의 아들이다. 아들을 알아봐서도 안되고 슬프다고 울어서도 안된다. 그들은 감정 없이 일만 해야 하는 존더코만도일 뿐이다.

가스실에서 살아남기는 힘든 일이라 이 소년은 연구 대상이 되어 가스실 한쪽으로 옮겨진다. 그러나 나치 의사는 그 소년을 질식시켜 죽여 버리고, 부검을 하라 지시하고 떠난다. 피도 눈물도 없다. 그곳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사울은 부검의에게 아들의 시신을 넘겨달라 요청한다. 사울의 요청은 수용소 내에서는 있을 수 없는, 부검의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부검의는 거절하지만, 그래도 따로 저녁에 5분간 추모할 시간을 허락해 준다.

사울
많은 것이 담겨있는 듯한 사울의 눈빛

그때부터 사울은 아들의 장례를 치루고 제대로 보내주겠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헝가리의 장례 문화 : 죽음 이후 죽은 자의 영혼이 잠시 자신의 육체에 머물러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망자의 영혼이 해를 입지 않도록 특정한 의식을 행하여 몸을 보존하며, 헝가리의 일반적 종교인 가톨릭 전통을 따라 장례의식을 진행한다. 헝가리 노래를 부르고 헝가리 기도문을 읊는 것도 장례의식의 하나이다.
추모일에는 꽃과 촛불로 무덤을 장식한다. 촛불이 영혼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믿는다.

존더코만도들 중에는 수용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봉기를 계획하는 조직이 암암리에 조성되어 있다. 그들의 지도자격인 아브라함과 조직원들은 가스실을 청소할 때면 그들을 감시하는 카포에게 뇌물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죽은 시신의 옷가지 더미에서 금붙이를 몰래 빼낸다. 그리고 수용소 내의 실상을 연합군에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무기를 조달하는 등 활동을 모색한다.

사울의 진중함에 아브라함은 그를 같은 조직원으로 보듬는다. 사울이 그의 아들 시체를 수습하느라 다른 존더코만도들을 위험에 처하는 위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들 속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덕분일 것이다.

랍비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사울
랍비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사울

사울은 존더코만도이자, 봉기를 위한 조직원으로 작전에 동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아들의 장례에 제대로 된 기도를 해 줄 수 있는 랍비를 찾는 것뿐이었다.

시체를 태운 재를 치우는 곳에 가서도 랍비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고, 대량으로 들어온 물량(?)의 막대(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총살시켜 구덩이 속에 처넣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랍비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로 인해 정체를 숨기고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랍비가 탈출의 누명을 쓰고 총살을 당하기도 했고,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며 생활하는 랍비를 찾아내 끈질기게 기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어렵게 찾아낸 랍비도 기도를 거부했다.

결국, 사울이 찾은 랍비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사기꾼 랍비였다.

이제 존더코만도들을 교체할 시점이다. 감독관은 존더코만도의 작업대장 비더만에게 가스실에 처넣을 70명의 명단을 적어내라는 지시를 내린다. 비더만은 이 사실을 존더코만도들에게 알리고 아브라함은 비더만을 비롯한 조직원들에게 봉기가 다가왔음을 알리고 화약을 조달한다.

봉기를 계획하는 아브라함과 조직원들
봉기를 계획하는 아브라함과 조직원들

그러나 화약을 받아오는 임무를 맡았던 사울은 이 과정에서 화약은 잃어버리고 사기꾼 랍비만을 구해오게 된다. 그리고 사기꾼 랍비에게 장례절차를 물으며 아들의 시신을 닦는 데에 열중한다. 아브라함은 크게 화를 내지만 사울의 아들에 대한 의지는 꺾을 수 없다.

그때 급히 가스실 뒷수습을 위해 존더코만도들이 투입되는데, 그곳에 남은 옷가지들은 다름 아닌 다른 존더코만도들의 것이었다. 처형이 시작된 것이다. 존더코만도들은 흥분하기 시작하고 갑작스럽게 봉기가 시작된다.

사울은 이 난장판 속에서도 사기꾼 랍비와 아들의 시신을 챙긴다. 그리고 수용소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아들의 장례를 위해 땅을 파며 랍비에게 기도를 요청한다. 그러나 사기꾼 랍비가 제대로 된 기도문을 읊을 리는 만무하다. 사울의 다그침에 사기꾼 랍비는 독일군에 쫓겨 달아나는 존더코만도들의 무리에 섞여 도망치고, 사울은 아들의 시체를 등에 업고 그들의 뒤를 따라 강을 건너기 시작한다.

그러나 급한 물살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떠내려갈 위험에 처한다. 다행히 처음 기도를 거부했던 랍비의 도움으로 강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는 데는 성공하지만, 사울의 모든 것이었던 아들의 시체는 물살에 이미 떠내려가고 없다.

위기를 잘 넘겨왔던 사울
위기를 잘 넘겨왔던 사울

사울은 존더코만도들이 모여있는 창고에 도착한다. 그들은 소련군을 찾아 동포를 해방시키자는 계획을 얘기하지만, 사울은 그들과는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처럼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그때 창고 바깥에 금발 소년이 나타나 안쪽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사울은 소년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소년은 그 자리를 떠나 숲 쪽으로 달아나지만 독일군에 발각될 위기에 처하고 만다. 그 순간, 한 독일군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무사히 숲 속으로 사라져 간다.

그리고 창고쪽에서는 무참하고도 무심히... 연속적인 총소리가 울려 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1944년 10월 7일 실제로 있었던 반란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존더코만도가 남긴 사진도 실제로 존재한다.

영화 '사울의 아들' 감상후기

감독과 남자 주인공의 데뷔작임에도 영화 '사울의 아들'은 세계인의 극찬을 받으며, 3년에 걸쳐 많은 상을 받은 영화이다. 그런 영화는 꼭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게 된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카메라의 시점이 참 독특하다는 걸 느꼈다.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의 시점이 사울의 시점이다. 분위기는 무겁고 암울하지만,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사울이 되어 그 안을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2차 대전 당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 안에서의 잔혹함과 비참함은 사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체험하게 된다.
한시도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감독관과 독일군의 구타는 일상이며, 바로 옆에서 덧없이 죽어나가는 동료들을 수시로 보며 살아간다. 아니, 그저 오늘은 살아있다가 맞는 말일 듯하다.

시상식에서의 영화 사울의 아들 감독과 남우주연

하지만, 이 영화의 초점은 그들의 만행이 아니다.

가스실에서 죽지 않고 버텨낸 소년과 사울.
시시각각 나와 주위 동료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사울은 이기적일 정도로 자신의 아들만을 챙겼다. 그것도 이미 죽은 시신을 말이다. 이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장례가 무슨 의미란 말인가. 대체 왜 그토록 집착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브라함의 대사에서 사울에게는 아들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 내내 무표정이던 사울이 딱 한번 환하게 웃는 장면은 마지막 부분의 금발 소년과 눈이 마주쳤을 때이다.

사울에게 이들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의 희망? 아니면, 살아내야만 한다는 의지를 스스로 투영한 대상?

영화제 수상작은 간혹 어렵다. 정확히 그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영화 '사울의 아들' 역시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사울과... 가스실을 버텨낸 소년. 그리고 무차별 총살에 가까스로 살아 나온 금발의 소년.

이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직접 보고, 스스로의 해석을 내리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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