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영화를 본 적이...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 악의 색깔 : 레드. 치고 받고 찌르고 난사하는 무자비한 폭력은 없다. 심장 쫄깃한 스릴도 없다. 청불 등급인 만큼 잔인한 상황과 장면, 선정적인 장면은 있다. 전개는 큰 굴곡없이 잔잔하고 밋밋하게 흘러간다. 그럼에도 끝까지 한 눈 팔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오늘, 폴란드 영화 '악의 색깔 : 레드'를 소개한다.
영화 '악의 색깔 : 레드' 정보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국가 : 폴란드
시간 : 112분
원제 : Color of Evil : Red
채널 : NETFLIX 넷플릭스
오픈일 : 2024년 5월 29일
영화 '악의 색깔 : 레드' 감독과 출연배우
감독 : 아드리안 페넥
2018년 '늑대의 아이들'을 감독했고, 제 37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7th 오비트상을 수상하였다.
출연 배우 :
- 조피아 야스트렙스카 (주인공 모니카 역) : 2023년 9월 6일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인퍼니'에 출연한 바 있다.
- 마야 오스타쉐브스카 (엄마 헬레나 역) : 1998년과 2000년 폴란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 '브로드피크', 2021년 '첫눈이 사라졌다', 2020년 '마그네슘'등에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 야쿱 키에르샬 (검사 레오폴드 역) : 2021년 '겟어웨이 킹', 2019년 '지라프', 2017년 '비욘드 워즈' 등에 출연하였다.
- 프셰미슬라프 블루슈시 (보스 카자르 역)
- 보이치에흐 칼리타 (모니카 남자친구이자 카자르 부하 발데마르 역)
- 안드레이 지린스키 (아빠 로만 역)
- 안드레 코노프카 (부검의 두비엘라 역)
- 얀 비에테스카 (부검의 두비엘라의 아들 마리오 역)
- 시몬 차키 (누명 쓴 야쿠비아크 역)
영화 '악의 색깔 : 레드' 줄거리
모니카는 변호사인 아빠 로만과 판사인 엄마 헬라나의 딸이다. 외동딸이지만, 그녀는 암흑의 세계에서 마약을 팔고, 바텐더로 일하면서 갱스터이자 바텐더인 빌데마르를 남자친구로 두고 있다.
영화는 모니카가 해변에서 입술이 잘려나간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여정을 그린다.
모니카 부모는 이혼을 한 건지, 별거를 하고 있는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엄마 헬레나는 부검의인 두비엘라와 연인 관계이고, 아빠 로만은 어느 여인과 연인 관계이다. 이혼이 아니라면 참 가관인 집안이다. 그날도 헬레나는 두비엘라를 만나러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출발하던 중, 딸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된다.
모니카의 부검은 헬레나의 연인 두비엘라가 맡았다. 그녀의 입술은 잘려 없어졌고, 삽입 도구를 이용한 강간의 흔적도 있었다. 모니카가 늘 끼고 있던 할머니의 유산, 루비 반지는 보이지 않는다.
딸의 시신을 보면서도 실감하지 못하고, 얼이 빠진 표정으로 확인 서명을 하고 나온 헬레나는, 차에 올라서야 실감을 하게 된다. 그때서야 오열하다가 거울에 비친 빨간 립스틱의 자신을 보고 립스틱을 손으로 마구 닦아낸다.
검사 레오폴드는 15년 전의 사건, 그리고 유사한 방법으로 연쇄 살해된 몇 건의 사건들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헬레나는 뒤늦게야 딸을 위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보려 한다.
경찰은 15년 전, 자신의 여자친구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고 수감되었다가, 얼마 전 출소한 야쿠비아크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검사 레오폴드는 야쿠비아크를 찾아가지만 그는 죄를 강력 부인한다. 그러나 그의 마당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
야쿠비아크는 늘 이런 식이라며, 증거를 갖다놓고 누명을 씌웠다고 억울해 하지만 경찰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는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던 중,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15년 전, 야쿠비아크에게 형을 선고한 판사는 모니카의 엄마 헬레나 판사였다.
모니카 생전의 여정으로 돌아간다. 모니카는 조선소 소유주이자 거대 마약상, 카자르가 운영하는 조선소 클럽에서 바텐더로 일을 했다. 카자르는 클럽에 왔다가 그의 부하이자 바텐더인 빌데마르의 여자친구인 모니카와 잠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빌데마르를 따로 부른다.
얼마 후, 카자르의 사무실에 모니카와 빌데마르를 비롯한 카자르 부하들이 모두 모여있다. 빌데마르는 몰래 마약을 빼돌려 모니카를 시켜 팔고 있었다. 조직내 이런 낌새를 눈치챈 카자르는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죄가 없는 한 명에게 누명을 씌우고 빌데마르와 모니카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한다.
겁에 질린 빌레마르는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모니카에게 강제로 페티쉬한 옷을 입히고 카자르에게 성상납을 시킨다. 카자르는 변태적으로 모니카를 강간한다.
모니카는 카자르의 살인과 강간을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도 썩었다. 이미 카자르와 한통속이었다. 모니카가 진술을 하는 중에 카자르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리고 모니카에게 전화를 건네준다. 공포와 분노에 휩싸인 모니카는 눈물만 흘릴 뿐이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의 손에 의해 카자르에게 다시 넘겨진 모니카. 모진 수난과 고통을 받았음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몰골로 집에 돌아오지만, TV를 보던 헬레나는 직접 딸의 얼굴을 보지 않고 말로만 그녀를 맞이한다. 모니카는 자기 방으로 올라가 그날의 고통에 울음을 참으며 샤워를 한다.
평소 딸을 잘 살폈더라면 이런 사고는 없었을텐데... 헬레나는 그녀가 죽고나서야 많은 후회를 한다.
변호사인 모니카의 아빠 로만은 다른 사람들 모르게 카자르의 변호사로 일하며 카자르의 조선소 클럽 마약 사업을 돕고 있었다. 그동안은 그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로만을 미행하다 미심쩍은 장면을 목격한 헬레나가 로만의 USB에 접속해 그간의 행적을 알게 된다.
딸의 죽음과 조선소 클럽. 연관성을 파헤치던 헬레나는 그 USB를 검사 레오폴드에게 넘기기로 한다. 딸이 사망한 상황에서 로만도 변호사 자격박탈을 감수하면서 카자르의 수사에 동의한다.
한편, 검사는 카자르를 피해 도망다니는 모니카의 남자친구 빌데마르의 뒤를 밟아, 그가 들어간 건물에서 맞닥뜨린다. 빌데마르는 무언가 겁에 질려 있었고 총으로 위협하며 반항하지만, 레오폴드 검사는 살인 사건의 목격자로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러던 중, 카자르와 한통속인 경찰 거미가 들이닥쳐 과잉진압을 하며 빌데마르를 쏴 죽인다. 카자르의 죄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을 죽인 것이다. 레오폴드는 더이상 의심쩍었던 경찰 거미를 믿지 않게 된다.
헬레나로부터 USB를 증거로 건네받은 레오폴드 검사는 카자르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카자르를 체포한다. 수색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인 사람의 입술로 만든 팔찌가 나오면서 그간의 연쇄 살인사건은 카자르를 살인범으로 종결된다. 그리고 감옥에 구속된다. 관객에게 카자르의 범죄는 이미 다 알려진 바, 더이상 그의 악을 처단하는 여정은 없다.
경찰과 검사, 헬레나는 이로써 사건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살인은 인정하지만, 모니카만은 자기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카자르의 주장은 왠지 찜찜함을 남긴다.
모니카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헬레나는 그의 연인인 부검의 두비엘라와 함께 그의 별장으로 간다. 두비엘라의 아들이자 모니카의 친구였던 마리오가 그곳에 있었다. 두비엘라는 이미 헬레나와 온다는 것을 알렸는데 굳이 그곳에 온 마리오가 마땅치는 않은 듯하다.
셋이서 식사하는 동안 마리오는 '아빠가 한 짓을 아직 얘기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철 없이 말썽만 피우는 마리오의 표정에는 깐족거림이 서려있다. 주먹을 부르는 얄미운 표정이다. 집으로 돌아가라 하자 마리오는 차를 빌려주면 가겠다고 응수한다. 두비엘라는 키를 넘겨주고 마리오가 떠나도록 한다.
식사를 마치고 마리오도 떠난 밤. 헬레나는 책상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무언가를 발견한다. 바로 모니카가 늘 끼고 있던 할머니의 유산 루비 반지이다. 순간 이 공간에 공포와 의심이 감돈다.
헬레나는 반지를 집어들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두비엘라는 헬레나에게 마취 주사를 놓아 의식을 잃게 한 후 지하실에 묶어둔다. 시간이 흘러 의식을 찾은 헬레나는 포박을 풀고 위층으로 올라오는데...
마리오가 떠난 별장에 둘만 남은 두비엘라와 헬레나. 모니카의 살인범은 진정 헬레나의 연인인 두비엘라일까? 이 영화의 결말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영화 '악의 색깔 : 레드' 감상후기
이 영화는 충격적인 장면도 있고 선정적인 장면도 있다. 그러나 전개 자체가 다이나믹하지는 않다. 그냥 물 흐르듯 잔잔하게 흐르며 모니카의 죽음을 풀어간다.
이미 영화 소재의 일상화가 된 조직 폭력배의 패싸움, 피 튀는 살인 현장, 가학적 장면 등이, 이 또한 맷집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듯하다. 이제 왠만한 건 두 눈 뜨고 볼 수 있을 만큼 영화에서의 자극에는 익숙해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악의 색깔 : 레드'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다소 싱거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조용한 오후에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영화로는 추천하고 싶다. 호불호는 분명 갈려 있는 듯하다. 뭔가 많은 말을 할 여지도 없고 필요도 없는 영화,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영화,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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