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경력이 막강한 대배우님들이 출연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영화인 듯하다. 노년을 주제로 한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인생의 마무리.
영화 '소풍'을 보면서도 느꼈던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면서 노년의 애정과 사랑을 잔잔한 코믹과 유쾌함으로 그려낸 멋진 영화였다. 그럼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정보
장르 : 드라마, 로맨스, 멜로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국가 : 대한민국
시간 : 118분
개봉일 : 2011년 2월 17일
채널 : NETFLIX 넷플릭스
감독 : 추창민
출연배우 : 이순재 (김만석 역), 윤소정 (송이뿐 역), 송재호 (장군봉 역), 김수미 (조순이 역)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감독과 출연배우 (등장인물)
감독 : 추창민
2000년 단편영화 '사월의 끝'을 시작으로 첫번째 상업영화로는 2005년의 '마파도'가 있다. 이후 2011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하며 천만 감독으로 등극하였고 제49회 대종상 시상식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출연배우 :
- 이순재 (김만석 역) : 가부장적이었으며 입이 험하고 무뚝뚝한 만석. 하지만,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 따듯한 역으로 이순재 선생님에게 딱이었다. 영화를 전반적으로 끌고가는 역으로 툭툭 내뱉는 말들이 관객을 웃게 만들게 한다. 오랫동안 이순재 선생님의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윤소정 (송이뿐 역) : 조신한 할머니역. 어떤 사연이 있는지 주민등록증도 없고 이름도 없다. 글도 읽을 줄 모른다. 그러나 참 점잖고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는 역이다. 연극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윤소정 님의 카리스마는 어디에 묻어두셨는지 순하고 착한 할머니 그 자체였다.
- 송재호 (장군봉 역) : 택시 운전을 하다가 운전을 그만두고 주차장 관리를 하는 역이다. 전직 교장 선생님이었을 것 같은 이미지로, 늘 점잖고 성품이 좋은 할아버지다. 송재호님은 2020년 11월 7일 향년 83세로 별세하였다. 늘 따스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배우이다.
- 김수미 (조순이 역) : 치매를 앓는 노인으로, 장군봉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그의 아내 역이다. 치매 노인의 엉뚱함과 천진한 귀여움, 때론 초점없는 시선 등, 이 역 또한 김수미 님을 위해 태어난 역이 아닐까 싶다. 김수미 님은 이 역으로 2011년 제32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줄거리
오늘도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 배달을 하던 만석과 리어커에 폐지를 싣고 조심조심 내려가는 송 씨.
이들이 경사진 길에서 서로를 지나는 순간, 조그만 돌이 오토바이에 튕기면서 송 씨의 머리에 맞게 된다. 만석은 놀라서 넘어진 송 씨를 도와주고 무심히 떠난다.
눈이 펑펑 오는 어느 날, 미끄러운 비탈길에서 송 씨가 리어카를 끌고 내려가지 못해 곤란해 하고 있자, 이 날도 만석은 조심조심 송씨의 리어커를 밑까지 내려주고 역시나 무심히 떠난다. 송 씨는 그런 만석의 뒷모습을 한동안 쳐다본다.
한편, 주차장 관리를 하는 장군봉은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자상한 남편이다. 어느 날 군봉이 대문 잠그는 것을 잊고 출근하는 바람에 순이는 집을 나왔다가 길을 잃게 된다.
한겨울에 내복 차림으로 동네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던 순이는 산책을 나온 만석의 눈에 띄게 된다. 만석은 그의 외투를 입혀주고 오토바이에 순이를 태워 집을 찾기 위해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 순이는 만석을 군봉으로 생각하며 그에게 매달리고 의지한다.
이들의 만남으로 터지는 만석과 순이의 케미는 관중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머리 희끗한 두 노인의 대화와 행동이 어쩌면 저리도 귀엽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할까. 이 두 사람이 커플이었어도 꽤나 유쾌했을 것 같다.
순이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군봉은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아내를 찾아 나섰다가 만석과 함께 있는 순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만석, 군봉, 송 씨, 순이는 서로 친구가 된다.
시간이 갈수록 만석은 송 씨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 주변에서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주기 시작한다. 그러다 편지를 건네며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한 만석.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송 씨는 군봉을 찾아가 편지 내용을 알게 되나, 이미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때였다.
뒤늦게 그 자리에 가보지만, 아무도 없다. 그때 만석이 나타난다.
조금 기다리다가 오지 않아 일을 보고 오던 중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추운 겨울에 밖에서 3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을 숨긴 채, 허세를 마음껏 부리지만 송 씨의 '콧물 흘러요~'라는 말에 이실직고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어느 날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손녀 연아에게서 '독거노인 지원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만석은 송 씨를 데리고 가서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독거노인 지원금도 신청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송 씨로만 불렸던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송.이.뿐. 만석에게는 송이 뿐이었나보다.
만석, 이뿐, 군봉, 순이는 한 동네 친구가 되었고, 이뿐은 순이네 집에서 말동무도 되어주고 집안 일도 도와주게 된다. 순이의 속옷을 빨던 중 피 묻은 하의를 발견하고 순이의 치마를 들춰보니 속내복에 피가 흥건히 묻어있다.
군봉은 순이를 데리고 친구들과 병원에 가 진료를 받는데... 병명은 나오지 않았으나 그 정도 진행되었다는 건 고통이 아주 심했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듣는다. 아마도 하복부 쪽의 암이 손을 못 댈 지경에 이른 것 아니었을까.
군봉은 자녀들을 불러 모아 순이에게 당신이 낳은 자녀들이라고 말해주고 그렇게 자녀들을 돌려보낸다. 그리고 그날 밤, 군봉은 순이와 함께 번개탄을 피우고 저 세상으로 떠난다.
다음날, 만석은 군봉이 남긴 편지를 받게 된다. 군봉이 죽기 전 만석에게 뒤처리를 부탁하는 편지였다.
군봉과 순이의 장례를 마친 이뿐이는 갑자기 만석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떠나는 것을 겪고 싶지 않다고. 항상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만석에게는 친구 둘이 한꺼번에 떠난 상황에서 이뿐이마저 그런 이별 통보는 참 잔인해 보였고 이기적이었다. 하지만, 이뿐이의 입장에서는 살 날보다는 떠날 날이 더 가까운 나이에 이르러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마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생을 서로 위하고 의지하며 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이왕 살다 가는 거 행복하게 살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일었다.
만석은 군봉의 택시로 이뿐이를 고향집에 데려다준다. 그리고 서로 애틋한 이별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이뿐이는 꿈을 꾼다. 오토바이를 타고 이뿐이의 집 앞에 온 만석. 이뿐이는 만석을 반갑게 맞으며 서로 포옹한다. 그 시간 만석은 병석에서 심장이 멈춘다... 그렇게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감상후기
사람이 태어나면 누구나 죽음을 향해 간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돈 많은 사람, 돈 없는 사람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노인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 늘 울림이 있다.
서로 의지하며 살던 부부가 한 사람을 먼저 보냈을 때, 그 상실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남은 생을 누구를 의지하며 살 수 있을까. 군봉의 선택은 어찌 보면 지금 이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만한 마무리는 아니었을까.
그런데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 인생의 마무리를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이뿐이의 선택도, 만석의 조용한 동의도 어찌보면 그 나이가 되면 당연한 것이 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결국, 이뿐의 우려대로 만석은 이뿐이가 없는 세상에서 먼저 눈을 감았다. 고향집에 홀로 내려온 이뿐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슬픔을 직접 겪지는 않았다. 그래서, 마음이 편했을까. 그건 아니었을 것 같다.
솔직히 송이뿐이 원망스러웠다. 군봉과 순이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보고 그들을 보내준 만석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런데 거기에 송이뿐은 사랑하던 사람의 부재와 상실이라는 가장 큰 심리적 타격까지 만석에게 주고 말았다. 하필이면 그 상황에 말이다.
송이뿐의 선택을 이해하기엔 아직 많이 이른 감이 있는가 보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인생의 마무리를 해 가는 노년의 네 친구를 통해 그들의 잔잔한 우정과 이별에 대처하는 각자의 방법을 보여 주었다. 울림 있는 영화, 그러나 무겁지만은 않은 영화. 한 번쯤은 꼭 보시라 추천한다.
더불어 국민학교 동창생들이 노인이 되어 만나 겪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낸 강한 울림이 있었던 영화 '소풍'과 마음이 편안한 영화를 함께 추천한다.
영화 소풍. 인생을 마주하게 되는 멋진 영화, 가슴에 울림이 있는 영화 추천!
인생 영화 코코! 내일 죽는다면 코코를 다시 보고 평화로움을 유지하겠다.
흑백 영화 자산어보. 흥행 대박 났어야 할 건강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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